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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제주도 여행자, 여기 안 가보면 명함 못 내밀죠

글쓴이 : 최홍대 날짜 : 2017-11-14 (화) 15:28 조회 : 35
글주소 : http://www.nolakorea.com/b/rssnews-10796
섬에서 살아보지 않는 사람들은 섬이라는 공간에 대한 묘한 기대감이라던가 고립에 대한 낭만 혹은 불안을 가지고 있다. 제주도 같은 큰 섬은 비행기나 배로 가는데, 마음만 먹으면 어렵지 않게 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주변에 보면 가보지 못한 사람들이 적지 않다. 시간이 없어서 돈이 없어서 국내라서 등의 이유도 많지만 제주도는 국내에서 가장 이국적인 경관을 연출하는 곳임에는 분명해 보인다. 몇 번 제주도를 가보지 않은 사람들은 박물관이나 놀이시설이 있는 공간을 찾는데, 올레길을 한 번이라도 걸어본 사람은 모든 체험 중에 걷는 것이 가장 좋다는 것을 안다. 





화산섬 제주도에서 가장 많다는 돌을 먼저 만난다. 아주 오래전에 용암이 흘러내려서 식은 자국이다. 그 시기를 예상하지 못할 정도로 오래된 흔적으로 보인다. 그런 척박한 화산돌 위에도 풀이 자라고 생명의 꽃이 자라난다.


 




올레길이라고 알려주는 표식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놀멍, 쉬멍, 걸으멍 제주도를 즐기라는 의미의 무릎 높이 크기의 간세 머리가 방향을 알려주고 시작점에서 종점으로 가는 정방향을 안내하는 파란색 화살표, 종점에서 시작해 시작점을 향해가는 역방향을 안내하는 빨간색 화살표와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제주의 바다를 상징하는 파란색과 제주의 감귤을 상징하는 주황색의 리본 두 가닥이 나무에 매달려 내가 잘 가고 있구나를 되새겨준다. 


 




외지인들은 잘 모르겠지만 제주도에 사는 사람들은 돌로 모든 것을 구분한다. 밭과 다른 지역을 경계하는 곳에 쌓는 밭담이나 어항과 사는 곳을 경계하는 곳에 쌓는 담과 집 주위를 둘러쌓은 집담 등이 있는데 구멍이 숭숭 뚫린 돌로 인해 어떠한 돌풍이 불어도 좀처럼 무너지지 않는다. 


 




돌의 주변에는 작은 생명이 자라고 꽃처럼 보이는 것도 있다. 필자도 처음 제주도를 방문했을 때 거무튀튀한 돌로 구분을 해놓은 공간들이 기억에 생생히 남아 있었다. 돌에 구멍이 많이 뚫려 있어서 그런지 자그마한 생물이 터전 삼아 살기 좋은 환경을 제공한다. 


 




올레 19코스를 걷다 보면 북촌 환해장성이 나온다. 고려시대 원나라에 저항하기 위해 제주도에 터전을 잡고 저항하던 삼별초가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성이 만들어졌는지는 알지 못했다. 19코스에 있는 북촌 환해장성은 고려시대부터 시작해서 조선시대까지 축성된 곳으로 왜구 등 바다로부터 오는 적을 막기 위한 시설인데 제주도 기념물 제49-5호로 지정되어 있는 이 성은 현재 500m 정도가 남아 있다. 육지에서 보는 것처럼 웅장한 성은 아니지만 1차 방어선 정도의 역할은 했을 것이다. 환해장성(環海長城)은 '바다를 빙둘러 쌓은 긴 성'이라는 뜻이다. 


 




전라남도와 충청남도에 기름진 평야가 있다면 제주도의 바다는 기름진 바다밭이다. 그래서 다른 곳보다 해녀가 많고 어떤 이는 소설에서 잠녀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북촌리 잠녀들은 연령대에 따라 물질하는 지점이 다르다고 한다. 비교적 젊은 사람들은 조금 먼 바다로 나아가 해물을 잡고 나이 드신 분들은 가까운 바다에서 물질을 하는데 젊은 사람이 가까운 바다에서 물질하면 눈총을 받는다고 한다. 


 




하늘을 유유히 날며 공간의 제약이 없는 새와 달리 제주도는 예전부터 유배지로 각광(?)을 받는 곳이기도 했다. 육지에서 비교적 멀리 떨어져 있기에 쉽게 탈출하지 못했고 한양에서 먼 지형적인 특성으로 인해 큰 죄를 지은 사람들은 유형 생활을 이곳에서 해야 했다. 추사체를 완성한 김정희나 대원군에게 일침을 가했던 최익현, 왕좌를 잃어버린 군주 광해군, 김윤식 등이 이곳에서 삶을 보냈다. 


 



섬은 원래 물이 귀한 곳이라 물을 어떻게 저장하고 사용하는 것이 중요한 일상이었다. 지금은 삼다수로 많이 알려져 있는 제주도 물은 화산의 돌을 통해 정화되어서 이곳으로 올라왔다. 샘물이 많이 나오는 곳은 여지없이 이렇게 우물처럼 만들었는데 비교적 깨끗한 물이 위쪽에 머물고 한 번 사용한 물은 아래쪽에 있다고 한다. 




지금은 바로 먹을 수는 없지만 한 여름에 더위를 식히는 물의 용도로서는 충분하다고 한다. 한 여름에 이곳에 와서 솟아나는 샘물로 30여 분 정도 더위를 식히고 나면 잠이 잘 온다며 내년 여름에 제주도를 올 기회가 있다면 이 곳의 물로 더위를 식혀보라며 권하기도 했다. 

 



털색이 흰색인 것으로 보아 제주도 토종견인 제주개는 아닌 듯하다. 사람들이 지나갈 때마다 돌담 위에 올라 사납게 짖어댄다. 무엇이 그리 궁금한지 돌담에서 내려갈지 모른다. 토착견 제주개는 중국에서 건너와 3천 년 전부터 제주에 정착한 것으로 추정하는데 시각과 청각, 후각이 뛰어나고 행동이 민첩해 사냥견으로 많이 사용했다고 한다. 


 



길에서 만난 꽃이 마치 한 폭의 그림 같다. 균형미와 꽃술과 꽃잎이 마치 누가 인조적으로 만들어놓은 듯 화사하고 균형 있어 보인다. 




북촌마을의 구석구석에는 예전에 사용했던 공간이나 건물들이 남아 있는데 북촌마을의 본향당인 가릿당은 자연석으로 제장이 조성된 곳으로 당신은 '구짓머루 용녀 부인'이며 이 신들은 북촌마을 사람들의 삶과 죽음, 호적과 피부병, 육아, 해녀, 어선 등을 관장한다고 한다. 

 



이 표식을 따라 가면 다려도가 나온다. 섬의 모습이 물개를 닮았다고 해서 달서 도라 고도하는데 북촌리 마을 해안에서 400m 정도 거리의 앞바다에 떠 있는 무인도로 지난 2009년 제주시 일대의 대표적인 장소 31곳을 선정해 발표한 제주시 숨은 비경 31 개중 하나로 선정되었다. 


 



수많은 박물관과 놀이시설, 탈것들이 있는 제주도지만 역시 올레길은 제주여행에서 옳았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해준다. 비가 오면 오는 대로 눈이 내리면 내리는대로 화창한 날은 화창 한대로 다른 비경을 선사해주는 곳이다. 


 



이곳은 작은 포구 마을 북촌으로 배가 드나들던 이곳은 여행객들에게는 아름다운 풍광을 보여주지만 과거 4.3 제주항쟁 당시 400여 명이 넘는 마을 사람들이 이곳에서 죽어나갔다. 


 




아까 본 우물 모양의 샘터도 있지만 이렇게 타원형으로 만들고 아래에도 길 다른 타원형으로 만들어진 우물터도 있다. 이곳은 여자들만이 목욕할 수 있었던 곳이라고 한다.


 



올레길을 걷고 나니 배가 고파졌다. 제주도 올레길에 있는 음식점에서 정식을 한 끼 먹어 본다. 정갈하게 차려진 상에 허브차가 나와서 좋다. 


 



쫀득하고 찰진 밥 한 그릇만으로 충분히 만족스럽다. 맛있는 밥은 반찬과 같이 먹지 않아도 오래 씹으면 씹을수록 단맛이 우러나와 밥의 진미를 알 수 있다. 


 



제주도 돼지고기로 기름기를 쏙 뺀 돔베고기는 정식에서 빠져서는 안 될 음식이다. 부엌에서 사용하는 도마를 의미하는 돔베에 올려진 고기를 올려놓았다고 붙여진 돔베고기는 간단하게 소금에 찍어먹기도 하고 묵은지와 된장, 상추에 양파와 멸치젓 등을 얹어서 먹어도 맛있다. 


 



안동에 가서 간고등어도 먹어보고 제주도에 와서 고등어구이도 먹어봤지만 둘의 맛에는 묘한 차이가 있다. 안동 간고등어는 간간한 느낌이 있다면 제주도 고등어는 담백하면서도 뒷맛에 기름진 맛이 남는다. 


 



밥을 먹고 다시 제주도의 밤을 즐기며 걷는다. 이곳의 이름은 함덕으로 동네 이름인데 '덕'은 너럭바위를 뜻하며 함덕을 직역하면 함씨 할머니가 놓은 돌다리가 된다. 함덕해수욕장 옆에는 오름인 서우봉이 있는데 산의 모양이 살찐 물소가 물에서 기어 나오는 모습처럼 보인다고 해서 서우봉이라고 불린다.

 



이 조형물은 무엇인가 했더니 제주도의 전통 고기잡이를 재현한 것이라고 한다. 썰물 때 여러 사람이 모여서 바다에 갇혀 있는 물고기나 해물을 잡았던 것 같다. 낮을 밝혔던 해가 달에게 바통을 넘기면 제주는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잔잔한 파도와 바람 이야기를 들려주는 제주도의 밤바다는 검은 장막이 드리우며 해외에 나간 것 같은 매력을 선사한다. 






올레길을 모두 둘러보지 않았지만 동쪽과 남쪽의 대부분은 걸어보았던 것 같다. 제주시를 중심으로 우측으로 가는 길은 많이 접해보지 않았는데 이번 기회에 걸어볼 수 있었다. 조천에서 신흥해수욕장을 거쳐 함덕 서우봉 해변과 북촌포구, 북촌 환해장성을 지나 김녕서포구로 이어지는 구간은 19코스로 도상거리 18.6km이고 소요시간은 6~7시간이 소요된다. 현지인의 말로는 제주도를 축소해놓은 듯한 구간으로 제주도에서 볼 수 있는 모든 것을 만날 수 있는 구간이라고 한다. 




걸으며 마음의 눈으로 그렸던 제주도 자연의 시간은 이렇게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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